소리와 (작업)에 대한 관찰기록

무언가를 굳이 특정 영역에 끌고 들어오는 일에 대해 생각한다.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한다. 거슬리는 것, 참을 수 없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해버리면 남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짐, 창고, 쓰레기장… 이것들이 어디로 가고, 또 갈 수 있는지 모르겠다.

요즈음 가장 재미있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소리 같다. 복구할 수 없고, 한번 생기면 다시 만들어낼 수 없고, 공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시각세계에서 믿을 수 없는 것들이 여기선 가능할 것 같은 묘한 쾌감이 있다. 일상적인 소리들을 막무가내로 일단 모두 기록했다. 들어보니 전혀 분류가 되지 않았다. 내가 도대체 무엇을 기록한 것인지 돌이켜봤다. 2분여동안 기록 속의 내가 내쉬는 숨소리, 밟혀 바스러지는 풀의 소리, 이어폰을 건드리는 귀걸이의 쇳소리, 떠드는 사람들의 소리, 내 신체가 공기를 가르는 소리… 짧은 시간동안 기록된 것에는 내가 미처 통제할 수 없는 외부의 소음들이 엄청나게 섞여 들어왔다. 소리가 아니라, 소음이라 통제할 수 없다.